사람들은 왜 소설을 읽는 걸까?
재미? 흥미? 아니면 단순한 여흥?
아니면 또 무슨 이유가 있을까?
내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감정의 간접경험이 되어서이다.
사람은 살면서 많은 감정을 느끼지만 분명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들도 존재할 것이다.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창구가 나에게 있어서 바로 소설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강 작가의 소설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내가 평소 느껴보지도 못한, 생각해 보지도 못한 감정들을 느끼게 도와주니까 말이다.
이번에 읽은 한강 작가의 소설은
'바람이 분다, 가라'이다.
개인적으로 '바람'이라는 단어가 좋은 듯 싫다.
'바람'에는 많은 뜻이 담겨 있다.
솔솔 부는 바람
간절히 원하는 마음
남녀의 부정(不淨)
그리고 바람이 상징하는 시련, 고난, 고통 등
그래서 난 '바람'이라는단어가 좋으면서 싫다.
함부로 요약하지 마라. 함부로 지껄이지 마.
그 빌어먹을 사랑으로 떨리는 입술을 닥쳐.
처음 이 소설을 읽을 때, 처음엔 이해하기 힘들었다.
내가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죽은 친구 서인주, 그녀의 자서전을 쓰겠다는 강석원 그리고 그를 막으려는 나, 이정희
소설을 읽어보면 서인주라는 친구와 이정희는 엄청 친한 사이지만
그만큼 서로를 이해를 잘 못하는 친구사이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 후에 평전을 쓰겠다는 강석원을 보며 의구심을 갖는다.
왜 그가 이 작업을 하려는지, 왜 서인주의 삶을 왜곡해서 평전을 출판하려 하는지 하나하나 파헤친다.
그리고 한 편의 추리소설을 보듯 이정희는 조사를 한다.
나는 너를 몰랐으니까.
네가 나를 몰랐던 것보다 더.
책을 읽다 보니 처음엔 이해 못했던 그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왜 이정희가 친구 서인주를 집착하는지
왜 그렇게까지 강석원이 쓴 서인주의 평전에 목숨을 거는지를
서인주는 왜 그런 선택들을 했는지
강석원은 무슨 마음으로 서인주와 이정희를 대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경험을 할 때마다 뭔가 한 층 더 성장한 느낌이 든다.
비록 그 감정이 어두운 요소가 많은 감정일지라도 말이다.
결국 이 소설은 열린 결말의 형태로 끝을 맺는다.
그래서 그런지 여운이 더 오래 남고, 좀 더 그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 상황을 좀 더 상상하게 만든다.
나중에 내가 경험이 더 쌓여서 이 책을 통해 느낀 감정을 더 자세히 느낄 수 있을 때
그때 다시 한 번 더 읽고 싶다.
그때는 무슨 감정이 들까?
그러니까, 생명이 우리한테 있었던 게 예외적인 일, 드문 기적이었던 거지.
그 기적에 나는 때로 칼집을 낸 거지. 그때마다 피가 고였지. 흘러내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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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50킬로미터 2 플랑크의 시간 3 먹은 붉고 피는 검다 4 마그마의 바다 5 검은 하늘의 패러독스 6 달의 뒷면 7 얼음 화산 8 처음의 빛 9 파란 돌 10 바람이 분다, 가라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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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링크는 한강작가의 다른 작품이다.
2019/12/12 - [독서/2019년] - [국내소설] 소년이 온다 -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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